"내 자식 생각나"…군인에 공짜로 '특식' 만들어준 사장님

입력 2024-01-22 13:40   수정 2024-01-22 13:55


군부대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가 늦은 밤 부대에 복귀하는 이등병에게 식사비를 받지 않은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약 148만명의 자영업자가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감 시간 되어 온 앳된 군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 가평군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사장이라고 밝힌 A씨는 "눈이 펑펑 내리던 날, 손님도 없고 마감 시간도 돼서 정리하던 중, 군복을 입은 앳된 군인이 혼자 (식당에) 들어왔다"고 운을 뗐다.

A씨는 "(군인이) 망설이다가 들어온 게 눈에 보였다"며 "이등병인데 휴가 갔다가 복귀하던 중 밥시간을 놓친 모양이었다. (당시) 저녁 8시가 다 돼가는 시간이었고, (장소는) 시골이라 늦게까지 하는 식당, 편의점도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군인에게 "우선 추우니 앉으라"고 말한 뒤, 자기 딸에게만 해준다는 특별식을 내줬다고 한다. A씨는 알, 곤이, 두부, 콩나물 등을 듬뿍 넣고 만든 찌개를 만들었다.

그는 "가게에 1인 메뉴가 없고 탕은 2인분이라 (군인이) 부담스러워할 것 같았다"며 "라면 사리에 공깃밥 두 개를 탁자에 두며 천천히 먹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당시 군인은 배가 고팠는지 밥 두 그릇을 해치우고 제공된 찌개를 열심히 먹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귀대 시간이 촉박해서 남겼다. 죄송하다"고 A씨에게 사과한 뒤, 음식값을 계산하려 했다.

하지만 A씨는 "메뉴에 없는 음식을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돈을 받을 수 없다"는 취지로 거절했다. 이어 "눈 오는데 조심해서 귀대하라"며 군인을 배웅했고, 군인은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식당 밖을 나섰다고 한다.

A씨는 "(군인이) 한사코 계산하려 했지만 나는 '내 자식이 배고프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군인이) 다리를 다쳤는지 눈길을 절룩대며 걷는 뒷모습도 안쓰러웠다. 눈 오는 날 장사는 잘 안됐지만 푸근한 마음으로 마감했다"고 글을 마쳤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타지에서 군 생활 적응하기 힘들 텐데 이등병에게 사장의 가게는 기억에 오래 남을 거다", "안 그래도 요즘 날씨가 추운데 특히 이등병은 정말 고달팠을 거다", "사장이 정말 귀한 대접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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